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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미국 저임금 노동의 변화와 양극화, 그리고 새로운 과제

by success-economy 2025. 5. 15.

 

AI 시대, 기계와 인간의 접촉사진

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미국 내 저임금 노동시장이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패스트푸드, 리테일, 물류, 단순 사무 등 자동화에 취약한 분야에서 일자리 구조 재편이 시작되었고, 이에 대한 정책 대응과 사회적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AI가 저임금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둘러싼 미국 사회의 과제를 살펴봅니다.

자동화가 몰고 온 변화: 사라지는 저임금 일자리들

미국의 저임금 노동시장은 오랫동안 외식업, 유통업, 제조업 등 노동 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AI 및 로봇 기술의 상용화가 본격화되면서 이러한 일자리에 자동화의 파고가 밀려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패스트푸드 매장입니다. 맥도널드, 타코벨, 치폴레 등은 키오스크 주문 시스템과 주방 자동화 로봇을 적극 도입하며 인건비 절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마존은 물류센터 내 로봇 자동화를 통해 피킹과 포장, 분류 업무의 상당 부분을 기계로 대체하고 있으며, 이는 과거 수십만 명의 저임금 일자리를 제공하던 영역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와 같은 흐름은 단순히 기술 도입의 문제가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과 연계된 구조적 대응이기도 합니다. 미국 내 일부 주에서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 이상으로 올리면서, 고용주들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술 투자를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결국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비용 구조를 바꾸는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는 셈입니다.

일자리 재편 속의 양극화: 새로운 격차의 등장

AI 도입이 저임금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미국 사회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시장 양극화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자동화 기술을 설계·관리하는 고임금 기술직이 확대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기술에 대체되기 쉬운 직종이 급속히 축소되고 있습니다. 특히 학력이나 기술 숙련도가 낮은 계층, 이민자, 청년층은 노동시장에서 점차 배제되는 구조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일자리 감소를 넘어, 사회적 이동 사다리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일자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형태의 변화’가 나타나는 점도 중요합니다. 예컨대 고객 응대 인력이 AI 챗봇 관리자나 시스템 모니터링 역할로 전환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전환에 필요한 재교육, 재배치 시스템이 충분치 않다는 점입니다. 결국 AI로 인한 저임금 일자리의 변화는 단순한 기술 혁신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복지, 고용정책이 함께 움직여야 할 복합 과제라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의 정책 과제 :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AI 기술이 저임금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제도적 대응을 조금씩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노동자 재교육 예산 확대, AI 윤리 기준 마련, 디지털 접근성 확대 등을 통해 저소득층의 경제적 권리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월마트는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며, 아마존 역시 ‘Career Choice’라는 사내 교육 제도를 통해 창고 근로자들에게 IT 및 헬스케어 분야 전환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 모든 움직임이 초기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대다수 저임금 근로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따라서 단기적인 기술 충격에 대한 대응을 넘어, 미국은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노동 정책 패러다임, 즉 ‘디지털 사회계약’을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는 기본소득, 평생교육 시스템, 직업 전환 보조금 등 다양한 정책 도구가 활용될 수 있으며, 정치적 합의와 장기적 비전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AI는 미국 저임금 노동시장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산업 변화가 아닌 사회 전체의 구조적 과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기술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정책과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양극화와 소외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진정한 혁신국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기술 진보와 사회 안전망의 균형을 다시 설계해야 할 시점입니다.